일상의 나에서 진실의 나로 변신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엔 세상의 부끄러움이 내 몸안에 치즈처럼 녹아든다.
나는 쓰레기처럼 버려진 裸身.
일상의 나에 대해 구토를 느끼며, 고독의 절망속에서 몸이 아려온다.
욕망의 괴물이 마지막 재로 변하는 모습.
까맣게 변해버린 재가 하늘을 뒤덮는다.
고요한 하늘엔 계속 바람이 불고 있다.
그렇게 사그러지는 나의 생명을 갑갑하게 움켜쥐고 있다.
아랫배에 아련한 슬픔의 고통이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힘있게 던진 화살이 내 등에 꽂힌다.
나의 힘이, 나의 열망이, 내 깊은 상처로 남는다.
열망의 탑이 무너지는 순간, 生의 본질과 마주친다.
헐떡이면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기관차같은 나의 몸.
너는 생의 인연이란 숙명을 받았구나.
미간이 찌푸려진다. 눈이 갸름하게 떠진다.
머리속의 수많은 끈들. 박동하는 나의 세포들.
실패해버린 욕망의 재를 바라보며, 눈을 지그시 감는다.
고통속에 함몰된 순간,
내 손목 근처에 흐르는 피를 바라본다.
"그땐 내가 미안했어..."
2005.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