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에 다가올 여름을 가슴에 품고,
더운 여름에 다가올 추위에 대비하는 자세는 계절의 변화가 나에게 가르쳐준 지혜다.
춥다고 비관 말고, 덥다고 나태해지지 않는 평정심은 묵묵히 나의 길을 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어제까지는 무척이나 추웠고, 어쩌면 내일 엄청난 한파가 닥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제의 나와는 달리, 오늘의 나는 내일의 걱정을 현재가치화하지 않는다.
내일 한파는 내일 고생하면 되고,
오늘 따스함은 오늘 즐기면 된다. (발생주의 원칙이던가?)
반대로 오늘의 한파로 인한 고통은 단지 오늘 뿐의 고통이다. 내일의 햇살은 날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고통도 쾌락도, 슬픔도 즐거움도 내 목숨처럼 짧디 짧을텐데,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슬퍼할까.
올해 한해 내내 굉장히 춥고 어둡고 외로웠지만, 이 고통 속에서 내가 발견해낸 것은 바로 이 것.
이 모든 것은 흘러갔고, 앞으로 남은 시간도 흘러갈 것이고, 나는 그것을 단지 헤엄쳐 나가면 된다는 것.
하지만 끝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은것 같다. 그럼에도 끝날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