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치 :: 조형진 :: Chongchi Zone
Private About chongchi Gallery Bookmark
Project Essay Vocabulary Career


전체 理性 | 感性 | 日想 |
VIEW ARTICLE
[2007.9.1] '나'됨과 '너'됨 사이에서
   조형진   | 2007·09·01 14:31 | HIT : 3,330 | VOTE : 738 |

어느 양봉업자와 만났다.

"여기서 생산되는 꿀은 지리산 토종꿀이지요. 걸쭉하고 달달한 것이 다른 품종하고 비할바 아니에요. 오죽하면 예전부터 지리산 토종꿀은 명약이라는 소리까지 나오지 않았겠습니까?"

나는 그 분을 만나기 전까지는 꿀을 먹는건 죄악이라고 생각했다. 단 것을 먹으면 이빨이 썩게 된다는 어머니 말씀에 나는 단 것을 먹을 때는 죄책감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나 역시 꿀을 먹어본 적이 있기에, 악당친구 녀석들과 함께 꿀을 몰래 먹기도 했다. 게다가 그 맛은 정말 몸을 휘감는 황홀감이 있었다.

"바보같은 질문일지 모르겠지만, 꿀을 먹어도 되는 건가요? 저희 어머니께서..."

"허. 이 사람보게나. 요새 세상에 누가 이빨 썩는거 걱정합니까? 그리고 저희가 생산하는 꿀을 사는 사람은 수백만명이에요. 아니..대한민국 4천만중 수백만명이 매일 먹는단 말입니다. 아이고참. 어떻게 이렇게 달콤한 꿀을 먹지 않고 살 수 있답니까? 그리고 요새 시대에 누가 그런걸 지켜요?"

무엇이 나를 짓누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단지 꿀을 먹으면 죄악이라는 생각과 꿀의 달콤함 속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경계선은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으며, 어쩌면 종이 한장의 차이보다 더 얇을런지도 몰랐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는 꿀을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설탕물을 종종 먹곤 했다. 꿀을 먹고 싶으나, 마음에 걸리기에 비슷한 종류의 것을 먹는다는 것. 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꿀에 대한 갈증과 억압으로 인해서, 공인된 설탕물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

설탕물은 먹어도 되는 것이고, 꿀물은 먹으면 안된다는게 어디 이해가 선뜻 가는가? 어쨋든 내게 주어진 법칙은 그렇게 비 합리적이었지만, 나는 그걸 거부할만한 논리적 힘과 용기가 없었다.

꿀물이 아닌 설탕물을 먹었다는 것은 내가 사회적으로 타협하고 있다는 소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겁쟁이란 말인가?
나의 친한 친구 녀석은 번지점프하듯이 과감히 어릴적부터 "꿀"을 먹곤 했다.

"총치야. 세상 뭐 x도 없어. 제도적으로 강요된거? 그 따위를 고민하기에 너의 80년 인생은 너무 짧자나. 꿀 못먹게 하는거 그거 다 뻔한거야. 사회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허울에 지나지 않어."

휴머니즘적 제안이다. '제도'보다는 '자아'를 생각한다는 개념. 그리고 자아를 얻기 위해서, 용기있게 선택을 한다는 개념. 당신이 진짜 됨됨이를 찾는 다는 개념.

과연 참된 '나'는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너'됨을 부러워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나'됨을 언제 만들어낼 수 있을까?
오늘같이 비가 추륵추륵 오는 날에는 내 생각까지 비에 축축히 젖어든다.

Gero Artclies like this just make me want to visit your website even more.

13·01·16 20:25 삭제



     
SUBJECT NAME DATE HIT
  [2007.9.2] 행복하다/안하다 [7]  조형진 07·09·02 3494
  [2007.8.30] 생텍쥐베리식 사랑해석과 총치식 사랑해석 [2]  조형진 07·08·31 3422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GGAMBO